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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리 관련 소송 합의금 9천500만 달러 지불
애플이 5년간 지속된 소송 끝에 시리(Siri) 디지털 어시스턴트와 관련된 사생활 침해 혐의에 대해 9천500만 달러(한화 약 1천2백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소송은 시리가 사용자의 허락 없이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광고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용자 동의 없이 녹음, 광고 활용 의혹
원고 측은 애플이 "Hey Siri"라는 트리거 단어 없이도 아이폰이나 기타 애플 제품에서 시리를 통해 사용자의 대화를 녹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저장된 일부 음성 기록이 광고주들에게 전달돼 더 효과적인 타겟 광고에 사용되었다는 혐의도 제기됐습니다.
보상이 가능한 대상과 금액
이번 합의에 따라 2014년 9월 17일부터 2022년 말까지 시리 관련 장치를 소유한 사용자라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각 사용자당 최대 5개의 기기에 대해 보상이 가능하며, 기기당 최대 20달러(한화 약 2만7천 원)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상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자는 전체 잠재적 사용자 수의 3%에서 5%에 불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변호사 비용만 2천960만 달러, 합의 선택 이유
합의 과정에서 변호인단은 총 2천960만 달러(한화 약 39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요청했습니다. 애플이 합의를 선택한 배경에는, 재판이 진행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5억 달러(약 2조 원)의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반복되는 프라이버시 논란
애플이 시리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1년 10월, 아이폰 4s와 함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 외에도 애플은 이미 2019년에도 유사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당시 일부 시리 사용자 대화가 AI 성능 평가를 위해 제3의 계약자들에 의해 검토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IPSG의 생각
애플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시리와 관련된 반복적인 프라이버시 논란은 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용자가 기대하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향후 더욱 투명한 데이터 처리 정책과 강력한 사용자 권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을 단순히 금전적 합의로 끝내는 데에는 한계가 따릅니다. 애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IT 기업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한 보다 엄격한 규제와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사례는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