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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손잡은 TSMC, 글로벌 반도체 판도 흔드나
TSMC는 인텔과의 합작 투자 계획을 통해 미국 내 제조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계약에서는 TSMC가 20%의 지분을 확보하며, 인텔의 반도체 팹 운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게 된다. 단순한 자본 투자가 아닌, TSMC는 자사의 칩 제조 기술 일부를 공유하고 직원 교육까지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전략 동맹이다.
합작 회사의 지배권은 인텔을 포함한 미국 기업들이 갖지만, TSMC는 이를 통해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확대하는 한편, 자국 중심의 규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특히 ASML 장비 도입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텔과의 협력은 공정 안정성과 고객 확대 측면에서도 호재다.
왜 인텔은 TSMC 손을 잡았는가?
인텔은 전통적으로 칩 설계와 제조를 모두 직접 수행하던 IDM(통합장치제조업체) 모델을 고수해왔지만 최근엔 제조 역량의 한계에 직면했다. 특히 TSMC와의 격차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수율
- EUV 장비 확보 지연
- 클라이언트 신뢰도 부족
TSMC는 회로 미세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3nm, 2nm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애플,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핵심 IT 기업들이 믿고 맡기는 파운드리다. 반면, 인텔은 강력한 칩 설계 능력에도 불구하고 외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협력은 인텔에겐 제조 역량 보완 기회이자, TSMC에겐 미국 내 공장 최적화 및 고객 다변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기회다.
TSMC는 무엇을 얻을까?
TSMC 입장에서 가장 큰 의미는 ‘기술 주도권 유지’와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이다. 현재 미국은 반도체 산업 자립을 위해 수십조 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마련했으며, 이는 TSMC가 미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거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다.
특히 TSMC는 ASUS, 애플, 퀄컴 등 미국발 고객사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어,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대는 고객사와의 공급 거리 단축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인텔과의 기술 공유를 최소화하면서도 미국 시장 내 입지를 확장할 수 있는 절묘한 포지셔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TSMC는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대한 접근과 기술 내재화를 위해 최적화된 파트너십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번 협력은 해당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애플은 인텔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애플은 지난 2020년부터 맥북 등 주요 제품의 칩셋을 자체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했다. 이 칩은 TSMC가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텔은 애플의 칩셋 공급망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그러나 인텔이 TSMC와의 협력을 통해 제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한다면, 변수는 생긴다. 애플이 인텔 칩을 다시 택할 가능성은 낮지만, 가격 압박이나 백업 파운드리 확보 전략 차원에서 향후 협상의 여지는 생길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 인텔이 기술 경쟁력을 되찾는다면, TSMC 단독 구조에서 복수 공급 체계로 전환하는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 요소다.
요약: 기술로 앞선 TSMC, 효율로 밀린 인텔
구분 | TSMC | 인텔 |
---|---|---|
설계 방식 | 고객사 설계 수주 (파운드리 전용) | 자체 설계 및 자체 생산 (IDM 모델) |
주요 고객 | 애플, 엔비디아, AMD 등 | 자사용 X86 칩 중심 |
생산 공정 | 3nm 양산 중, 2nm 준비 중 | 7nm 내외, 미세공정 상용화 느림 |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 대만, 미국 애리조나, 일본 등 | 미국 오하이오 중심 |
전략 파트너십 | ASML, 애플, 이제는 인텔까지 | TSMC와 합작 예정, EUV 장비 확보에 어려움 |
투자 여력 및 수익성 | 연매출 약 690억 달러, 영업이익률 約 42% | 자체 팹 유지로 고정비 부담, 수익성 낮음 |
TSMC는 파운드리의 최강자로서 최신 기술과 고객 기반을 양손에 쥐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인텔은 복귀를 위해 역량 재정비에 한창이다. 두 기업 간 협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아직 예측 불가지만, 확실한 건 산업의 판도는 확실히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